Travel Column 고품격 여행의 명가

이기승 칼럼 Travel Column

놀라운 중국 고속 철도 (CHR: China High speed Railway)

· 작성자李基承 · 등록일2015-11-19 · 조회219


2000년대 초 본격적인 중국탐방에 나섰다. 전국의 주요 문화유산을 7개 지역으로 나눠 3년에 걸쳐 답사하였는데 당시에는 교통 인프라와 위생문제가 큰 어려움이었다. 1,500km의 노정이라면 시도 때도 없는 정체나 도로 폐쇄 등으로 50시간의 버스 이동을 각오해야 했다. 도중에 식사와 화장실 사용이 또한 고역이었다. 기차라고 버스보다 빠르거나 정확한 것도 아니었다.

고속철도 건설은 너무 반가운 소식이었다. 2011년 京滬線 (북경~상해)이 개통되자마자 기념 여행을 기획하였다가 원조우(溫州) 추돌 사고 후 4년을 더 기다려 이제 안전하다는 판단이 들어 지난 10월 첫 CHR 여행을 실현하였다. 제남에서 남경 무한을 거쳐 광주까지 1,950km 노정을 합계 8시간 40분에 주파하였다. 시속 300km의 한시적 속도제한이 내년 1월부터 350km로 풀리면 같은 노정이 7시간으로 줄어든다.

10여 년 전 10~14일에 걸쳐 고생하던 답사 일정이 이제 편안한 1주일짜리 패키지여행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번 중국 여행에서 또 한가지 놀란 것이 화장실 문화의 개선이다. 웬만한 대도시나 관광 특구 어디를 방문해도 수세식 무료 화장실이 적당한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 2008 올림픽 즈음하여 각 省마다 경쟁적으로 화장실 개축에 나섰고 중소도시에게까지 완비 목표가 내후년 말이란다. 공중화장실 수준 세계 랭킹을 매긴다면 한국에 이어 제2위에 이를 듯하다. 아직 화장지는 개인이 휴대해야 한다.

중국은 2004년에 日, 獨, 佛의 고속철도기술업체와 4개의 합작회사를 세웠다. 5년 후 각 합작사의 최고 인력들을 차출하여 100% 내국회사를 세우고 2012년부터 자국 모델인 CHR380차량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운행 중인 기관 차량 1,300대의 과반이 CHR380이다. 출 도착이 몇 초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였고 깨끗한 객실 내에서 편안히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최신 CWR(Continuously Welded Rail) 기술로 全 철로를 완공한 후발주자로서의 이점이다. 50년간 원천기술을 발전시키며 철로를 계속 보수(補修) 해온 신칸센이나 TGV에서는 오히려 진동 때문에 책을 읽기가 힘들다.


주요 환승역에서는 20개를 넘는 플랫폼에서 러시아워에 10분~20분 간격으로 배차가 된다. 탑승권에 주민번호(외국인은 여권번호)까지 찍히는 실명제로 여객이 역사에 진입하려면 신분증 조회와 수하물 X-ray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어마어마한 유동인원에도 불구하고 역 도착에서 열차 탑승까지 채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역사는 대개 교외에 신설되는데 지하철로 도심까지 연결된다. 고속철이 연결되면서 비행장은 서리를 맞고 있다. 도시 간 항공운항은 결국 1,000km 이상 루트만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현재 중국의 고속철 연장 길이는 20,000km를 넘어 일본(2,200km)을 비롯한 세계 여타 17개국의 합계 길이 11,000km의 두 배에 가깝다. 2020까지 연장 30,000km 목표이었는데 최근 경기 활성화 대책 일환으로 투자를 대폭 늘여, 2019년 말까지 이 목표가 달성될 듯하다. 고속철도가 활성화되려면 세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국토 면적과 인구밀도, 그리고 경제수준. 고속철 선도 3국의 경쟁력이 정체된 이유가 자국 시장의 한계 때문이고, 미국 러시아 브라질은 면적이 넓어도 인구밀도 부족으로 고속철로의 타당성이 떨어진다. 인도는 경제력 미비로 아직 유효수요 창출이 요원하다. 중국만이 이 세 조건을 갖춘 셈이다.

옆자리에 앉았던 젊은 중국 청년이 으스대었다. 세계 고속철도기술은 이제 for China, by China, of China이라고.

<尙美會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