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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석 코너 Travel Column

박물관에서 본 초등학교생들

· 작성자愼鏞碩 · 등록일2013-11-26 · 조회550

유럽이나 일본의 크고 작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관람하다 보면 초등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담당 교사의 설명을 진지하게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거나 전시물들을 관람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설명하는 교사나 전시장 바닥에 앉아서 듣고 있는 학생들의 자세가 진지하여 이들의 박물관 교실강의를 엿듣는 것도 큰 소득으로 느낄 때가 많았다. 초등학교 시절에 선생님을 따라 박물관과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산지식을 습득하고 예술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어린 나이에 느낄 수 있는 강력하고 순수한 인상은 일생을 통해서 심미안과 산지식으로 문화 예술적 바탕이 되는 것이다.

필자가 처음으로 박물관이라는 곳을 찾았던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고모님을 따라 인천시립박물관을 관람했던 때로 기억된다. 당시 여자 대학교에 다니고 계시던 고모님께서는 조카를 데리고 시립 박물관에 가서 우리나라의 고려자기의 아름다운 자태와 색채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고 이순신 장군의 천연색 해전도 앞에서 임진왜란 때 일본군을 무찔렀던 충무공의 위업을 설명하시면서 이순신 장군의 인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고려자기와 충무공 이순신의 이미지와 인상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각인된 인상과 기억이 일생동안 인식의 중심에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미술관다운 미술관을 처음 관람한 것은 1965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미국정부 초청으로 미국 각지를 여행할 때였다. 필라델피아 교외 지역에 위치한 명문 해버퍼드 대학에서 며칠 지내는 동안 인근 메리온에 있는 반스재단 미술관 관람 기회가 있었다. 미술 교과서와 화집에서나 보던 인상파 화가 작품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었는데 특히 르누아르. 세잔느, 마티스, 피카소의 주옥같은 원화들을 처음 보는 기회였다. 특히 181점에 달하는 르누아르와 69점의 세잔느는 세계최대의 컬렉션으로 꼽히는데 젊은 대학생의 눈에 투영된 화려한 르누아르와 꽉 짜인 세잔느의 작품들은 환상 그 자체로 다가왔다. 그 후 프랑스에서 근무하고 유럽을 자주 다니면서 인상파 작품들 특히 세잔느와 르누아르를 계속 선호하게 된 것도 20대 초 필라델피아의 반스재단 미술관 관람이 계기가 된 셈이다.

지난날 늦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강화도 일대를 인천의 문화·예술·향토사 동호인들의 모임인 시버스 클럽회원들과 다녀왔다. 강화역사박물관을 관람하면서 담당교사를 따라 박물관을 관람하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만났다. 그동안 서울과 인천의 박물관에서 인솔교사는 어디 있는지 이리 뛰고 저리 뛰노는 초등학생들에게 여러 차례 실망했던 기억이 일시에 사라지면서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진지하게 듣고 있는 학생들이 소중하게 보였다. 건국 65년 만에 제대로 된 국립미술관이 개관한 해이기도 하다. 더 많은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문화 예술적 바탕과 안목을 키웠으면 좋겠다.

<尙美會 이사>